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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케인 법률사무소

법률 칼럼

차벅스는 스타벅스의 상표권을 침해했을까?

1971년 시애틀의 한 카페에서 시작된 스타벅스는 현재 75개 국가에 2만8,000개가 넘는 영업점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프랜차이즈다. 

전 세계 소비자가 낸 커피 값의 일부는 스타벅스의 상표 가치를 보호하는 일에 쓰인다.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 있던 샘벅스(Sambuck’s), 중국에 널리 퍼져있던 싱바커(Xingbake) 등 수많은 커피샵이 스타벅스와의 상표권 분쟁에 패하여 이름을 바꿨다.

반면 12년간의 소송 끝에 스타벅스를 이긴 사례가 있다. 뉴햄프셔의 Tuftonboro에 있는 작은 카페 블랙베어(Black Bear)다. 짐과 애니 클락 부부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인터넷 주문을 중심으로 커피를 공급하며 뉴잉글랜드의 몇몇 수퍼마켓과 뉴햄프셔의 카페에서 커피를 판매한다. 블랙베어는 1997년에 고객들의 요청으로 기존의 커피보다 훨씬 로스팅을 많이 한 “차벅스 블렌드‘(Charbucks Blend)를 만들고 Mister Charbucks와 Mr. Charbucks라는 라벨을 사용하여 판매를 시작했다.

블랙베어의 차벅스 포장지를 보면 카페를 나타내는 검은 곰 아래 미스터 차벅스 혹은 차벅스 블렌드라는 문구가 흑백으로 인쇄되어 있다. 서체도 스타벅스와는 다르다. 일심은 실질적인 상표 희석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뉴욕주법에 근거한 희석 가능성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가장 부각된 쟁점은 상표 희석이었다.

어떤 상표가 타인의 상표에 상표 희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위해서는 1) 문제의 상표 또는 상품명과 유명 상표 간의 유사성 정도 2) 유명한 표식의 내재적이거나 획득 된 특이성의 정도 3) 유명 상표의 소유자가 마크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정도 4) 유명한 마크의 인지도 5) 문제의 상표 또는 상표명의 사용자가 유명한 표식과의 연관성을 나타내려고 했는지의 여부 6) 상표 또는 상표명과 유명 상표 간의 실제 연관성을 살펴본다.

법원은 스타벅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분명 스타벅스에 유리한 사안이지만 스타벅스와 블랙베어의 상표는 유사성이 별로 없다고 보았다. 특히 차벅스는 단순히 차벅스라는 단어를 쓴 것이 아니라 ‘차벅스 블렌드,’ ‘미스터 차벅스’ 등의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스타벅스의 제품으로 혼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즉 상표 희석의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블랙베어의 차벅스 제품은 동일한 이름으로 계속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두 상표 사이에 유사성이 거의 없다는 것과 두 상표 사이에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일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항소를 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타벅스가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설문조사는 법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차벅스 마크의 전체적인 맥락과 스타벅스와의 연관성을 묻는 대신 ‘Charbucks’라는 단어만 가지고 이 단어가 스타벅스나 커피를 연상하게 하는지를 조사했기 때문이다. 즉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상표 디자인과 제품 포장, 홈페이지 등을 총체적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블랙베어가 차벅스라는 이름을 만들 때 분명히 스타벅스를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이를 이용하려고 했다는 블랙베어 측의 고의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관성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연관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블랙베어도 자신들의 작명 의도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차벅스는 일반적인 커피보다 로스팅이 많이 된 스타벅스 커피를 숯덩이 같은 커피라며 풍자하는 의미로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던 단어였고 블랙베어는 기존의 중간 정도로 로스팅 된 커피보다 훨씬 강하게 로스팅한 새로운 커피에 차벅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싶었던 것이다. 

법원은 연관성을 만들려는 의도는 실질적인 연관성과는 별개라며 스타벅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전문점을 상대로 승소를 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블랙베어의 CEO 짐 클락은 12년간의 소송이 힘든 싸움이었고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밝히며 소송 기간 동안 엄청난 양의 전화, 이메일,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어느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두고두고 회자 될 판례를 남겼다고 말하는 것이 그에게 위로가 될까? Tuftonboro에 가게 된다면 그의 카페에서 차벅스 블렌드를 주문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

한국일보 칼럼 바로가기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80820/1198044

Hayoon Kane